김이박 성장기

김이박 이야기 2008. 9. 4. 19:02

김이박은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남자로 김이박의 가정은 평범한, 아니 실은 그렇게 평범하지만은 않은 중산층이다. 김이박은 어릴 적 다른 중산층들과 마찬가지로 피아노를 배웠다. 들으면 들을수록 태아의 머리가 좋아진다는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으면서 태교를 했던 그의 어머니는, 사람이 악기 하나는 다룰 줄 알아야지. 김이박은 피아노를 배웠다. 

김이박은 중학교에 입학했다. 부모님과 선생님은, 모든 일엔 때가 있어, 그리고 지금은 공부할 때야. 너는 학생이야, 학생의 본분은 공부야. 김이박은 열심히 공부를 했다. 가끔씩 야동을 보면서 백인 여자의 몸을 감상한 것을 빼곤. 덕분에 김이박은 사년제에 들어갔다. 김이박은 그 곳에서, 열심히 술을 먹었다. 그리고 토했다. 다시 술을 먹었다. 그리곤 다시 토했다. 그리곤 다시금 술을 먹곤, 다시금 토를 했다. 

그러다 김이박은 군대에 갔다. 고참들은, 피할 수 없으면 즐겨. 김이박은 열심히 군생활을 즐기기 위해 노력했다. 선임 비위도 적당히 맞추고, 후임도 적당히 괴롭히고, 휴가를 나가선 나이트를 가서 여자를 꼬시기 위해 노력도 하고, 미아리도 가고 청량리도 갔다. 그러다 보니 어느 덧 제대.

김이박은 대학에 복학 하기 전에 부모님에게 돈을 타내 유럽 여행을 갔다. 여행 책자를 옆 구리에 꼭 끼고 떠났다. 김이박은 야동에서 보았던 백인 여자들을 실제로 볼 수 있어 매우 좋았다. 에펠탑과 콜로세움 앞에서 브이자를 그리며 사진도 열심히 찍었다. 남는 건 사진 밖에 없어. 김이박은 그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김이박은 지금 자신이 유럽에 가서 무엇을 했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가끔씩 사진을 보면서 자신이 유럽에 갔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가 많았다. 

김이박은 복학을 해서 이제 졸업하면 뭘 해야하는 지를 고민했다. 인생 뭐 있냐? 김이박은 토익 공부를 시작했고, 졸업을 했고, 취직을 했다. 회사에서는 자기계발에 힘쓰라는 말을 했다. 무엇보다 시간 관리, 인맥 관리가 중요하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김이박은 열심히 일을 했고, 야근을 했고, 지쳐갔다. 그런 김이박을 안쓰럽게 생각한 일가친척 어르신들은, 결혼을 해야 진짜 어른이 되는 거야. 아이를 가져야 진짜 어른이 되는 거야. 김이박은 선을 보았다. 선을 본 자리에서 김이박에게 상대방 여자는 연봉이 어느 정도인지를 물어 보았다. 김이박은 선을 보고 나와 홀로 포장마차에서 술을 먹었다. 인생 뭐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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