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출간

인용과 링크 2009. 1. 26. 09:40
...신기욱 미 스탠퍼드대 사회학과 교수의 저서 <한국 민족주의의 계보와 정치>(이진준 옮김·창비)가 번역, 출간됐다. 민족주의를 거시적으로 분석한 이 책은 2005년 [Ethnic Nationalism in Korea:Genealogy, Politics and Legacy]란 제목으로 스탠퍼드대 출판부에서 먼저 나왔다. 

출간에 즈음해 방한한 신 교수는 “한국사회의 구성원리인 민족주의를 ‘신채호의 민족주의’ ‘안창호의 민족주의’와 같은 지성사의 관점이 아니라 사회적 방법론을 동원해 구조적으로 이해해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신 교수에 따르면 서구에서는 민족(nation)·종족(ethnicity)·인종(race)을 구분해 사용하는 데 비해 한국에서는 세 가지의 차이가 뚜렷하지 않다. 따라서 서구의 민족주의가 종족과 직결되지 않는 근대국가의 정치적 구성원리인 반면, 한국에서는 ‘한 핏줄이니까 한 국가를 이뤄야 한다’는 식의 종족 민족주의로 발전한다. 

“현재와 100년 전의 구도가 비슷해요. 현재 전지구화/민족주의/동아시아주의가 공존하는 것처럼 19세기 말, 20세기 초에도 문명개화론/민족주의/아시아주의가 있었지요. 이 땅에 민족주의가 처음 도입될 당시에는 인권·시민의식이 강조됐는데 일본의 식민통치를 거치며 동질성과 집단의식을 강조하는 종족 민족주의가 강화됐습니다.”                     

저 분은 한국 신문에 특별 기고도 하실 정도이니 한국어를 매우 잘 사용하시는 분이 틀림이 없다. 2008년에 국방부 선정 불온도서로 지정되었던 화제의 책 [나쁜 사마리아인들] 또한 영국 캠브리지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가르치고 있는 장하준 교수가 썼고, 2007년에 한국에서 '번역' 출간 되었다.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영어권 국가에서 살게 되면 영어로 학술 활동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 (물론 그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한국어권 국가에서 살게 되면 한국어로 학술 활동을 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다.) 다만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영어로 쓴 글을 자기 스스로가 아닌 다른 번역자가 번역한다는 것이 나로써는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아마 강의와 연구활동으로 다들 바쁘셔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굳이 따지자면 미국에서 나는 인종적으로 'Asian' 에 속한다. 굳이 위의 분류에 기대자면 내 인종(Race)은 민족(Nation)적, 종족(Ethnicity)적 함의를 모두 내포하고 있는 데다가, 문화적 함의도 덧 씌워져 있다. 그래서 나는 내 경우에 비추어 볼 때 '서구'라는 나라가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 잘 모르겠다. 언젠가 한 번 쯤은 '합리적인' 그 나라에 꼭 한 번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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