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

에세이 2009. 6. 25. 04:48

MUNI 버스를 기다리는데 신문 자판대에 놓여 있는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San Francisco Chronicle   1면 기사 제목이 눈에 확- 들어 와서 집에 와서 인터넷으로 기사를 검색해 보니,

 "(California) Stete's 11.5% jobless rate highest since 1941 | 실업률 11.5% 로 1941년 이후 최고조에 달해".


아니, 길거리 걸어다니는 사람들 열 명 중 한 명이 지금 직업이 없단 소리냐. 캘리포니아 주는 미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주로 알고 있었는데, 미국 전체 실업률 9.4% 보다 더 높단 말이냐. 그래서 캘리포니아 주 재정이 파산 상태인 거냐. 그래서 다음 달 부터 MUNI 버스비를 한 번 타는데 1.5 불에서 2.0 불로, 월 정기권은 45 불에서 55 불로 인상하는 거냐. 그리고 기사에 두 번째로 달린 댓글을 보니, 

"We all know what would fix the unemployment problem, don't we? Imagine no foreigners. Yeah, I know, I can't say that. | 뭐가 이 실업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지 우리 모두 알고 있잖아, 안 그래? '외국인'이 없다고 상상해 보자구. 아, 그래, 알어. 이런 말 하면 안 되지." 

그래, 188개의 추천과 180개의 반대가 달렸구나. 근데, 나야 여기서 순도 백 프로 '외국인'이지만, '니들'은 미국에 이민을 와서 시민권을 가지게 된 동양인들, 미국에서 태어난 동양인들 Asian-American, 도 '외국인'으로 취급하잖아. '니들'도 어차피 몇 세대만 거슬러 올라가면 다 이민자면서.

아니, 그리고 대공황이 공식적으로 시작된게 1929년 10월 뉴욕 주가 시장 대폭락인데, 정작 실업률이 11.7% 의 정점을 찍은 건 그로부터 대략 11년이 지난 뒤인 1941년 1월이었단 말이냐? 그렇담 2008년 9월 리만 브라더스가 파산하면서 시작된 이번 '공황'은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아서 실업률이 무려 (캘리포니아 주 기준으로) 11.5% 에 도달 했으니 이젠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거냐?  (링크 시켰던 기사 에서 "The state's peak unemployment rate was 11.7 percent in January 1941." 라는 문구를 보고 1929년 부터 시작 되어 세계 제2차 대전이 일어난 1941년 까지 이어진 대공황 당시 캘리포니아 주 실업률이 11.7% 가 최고였을거라고 '추측'했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 확대 해석이다. 대공황 당시 가장 높았던 캘리포니아 주의 실업률이 몇 프로였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미국 전체로는 23.6% 였다고 한다. 1941년 이전 수준으로 더 나빠질 수도 있겠다...) 근데 결국 미국이 대공황에서 빠져 나온건 1941년 12월에 일본이 진주만을 공습하며 참전하게 된 세계 제2차 대전이 있고 나서 아니었나? 

음, 미국이 '악의 축'으로 꼽았던 나라 중에서 이란은 요즘 격렬한 민주화 시위가 한창 진행 중이고, 얼마 전엔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 Downtown 에서도 이란 민주화 시위 지지 시위가 있었는데, 모르긴 몰라도 이란의 이번 시위는 이란의 '(누구신가, 가 그렇게도 강조하시는 목표인)국가 브랜드 향상'에 큰 공을 세우고 있지 싶다. 그래서 눈을 돌려 보니, 다른 '악의 축' 북한은 어느 덧 북한과 중국 접경지역에서 탈북자 실태를 취재하던 샌프란시스코 Current TV의 중국계, 한국계 미국인 여기자 두 명을 납치해서 12년의 강제 노동형을 때렸고, 여전히 핵 개발은 진행 중이시고, 이런 시절에 후계자 교체까지 진행하면서 권력 삼 대 세습이라는 초유의 일을 진행중이신 와중인데, 얼마전에 진행 된 한-미 정상회담에선 '강력한 대북압박'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지.

그래, 아무튼 실업률 11.5%라 이거지? 그래서 그저께 밤 우리 집 바로 옆에 있는 맥도널드에 딸려있는 창고 옥상에 누군가가 올라가서 그렇게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 댄 것이냐? 대체로 흑인들과 소수의 동양인이 사는 이 동네에 왜 스케이트 보드를 옆에 낀 백인이 엄하게 와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단 말이냐. 불과 이십 미터 떨어져 있는 경찰서에서 아무도 오질 않길래 신고를 해야 하나, 근데 신고를 하면 무슨 '죄'가 성립이 되는 걸까,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매일 아침마다 "May I take your order? | 뭘 주문 하시겠어요?" 라는 낭랑한 기계음으로 내 단잠을 깨워주시는 Drive-thru 맥도널드 판매원도 여전히 주문을 받기에 여념이 없는 걸 보아 '사유지 칩입'으로 신고할 생각은 없는 듯 해 보여, 대체 무슨 말을 하나 잠시 귀를 기울여 보니 제대로 들리는 건 Fucking San Francisco 밖에 없었는데, 순간 저 인간은 무슨 이유로 San Francisco가 Fuck스러운걸까, 어차피 저리 소리를 지르는게 관심 받고 싶은 듯 하여, 밖에 나가 '대화'를 시도해 볼까 하다가, 참았는데, 아마도 1년 반 정도 전이면 대화를 시도해 봤지 싶은데, 지금 보다 호기심에 차 있던 시절이었던지라,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보니 밖은 어느 덧 잠잠.

음, 창 밖을 보니 금빛 아치, 오십 개의 별과 열 세 개의 흰 색-붉은 색 띠, 가 바람에 펄럭이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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